본문 바로가기
☞가로등/자유공간

대한민국, 까치밥도 안 먹는 세상인걸 정치인만 모르나

by 가마실 2026. 2. 8.

대한민국, 까치밥도 안 먹는 세상인걸 정치인만 모르나

 

 

겨울철에 들어서면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붉은 홍시 몇개가 달려있다. 까치밥이다.

춥고 배고픈 겨울에 날짐승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남겨두는

조상들의 따뜻한 배려이자 상생(相生)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까치들이 까치밥에 예전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먹을 것이 천지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가을철 시골 뒷산 밤나무에 밤이 달려도 따가는 사람이 없다.

마트에 가서 사 먹거나 아무때나 주문하면 현관 앞에 갔다놓으니

굳이 자잘한 밤을 따러다니는 수고를 하지않는다.

밤나무 아래에 알밤이 굴러다녀도 다람쥐는 더 이상 필사적이지 않다.

사람이 줍지 않으니 동물들의 곳간은 차고 넘친다.

 

 

집에서 기르는 개들도 웬만한 사료에는 별 관심이 없다.

주인은 개가 잘 먹을만한 것을 챙기느라 개눈치까지 살피는 세상이다.

동물조차 생존을 넘어 여유를 부리는 ‘먹거리 풍요 시대’다.

 

 

우리 사회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단순한 배부름을 넘어 시민의식까지 바꿔놓았다.

전쟁 직후 가난에 찌들었던 시절 거리를 휩쓸던 소매치기,

쓰리꾼, 좀도둑은 이제는 모두 아련한 옛풍경이 되었다.

요즘은 커피점이나 카페 테이블 위에 최신형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놓아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누구 하나 손대지 않는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가장 경이로워하며 ‘K-양심’이라고 감탄하는 시민의식이다.

 

 

국민은 이제 남의 물건을 탐하는 것을 ‘생존 본능’이 아니라 ‘수치’로 여긴다.

까치조차 굳이 까치밥에 욕심내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유독 탐욕에

눈이 멀어 허기진 짐승처럼 구는 집단이 있다.

바로 여의도에 둥지를 튼 정치인들이다.

 

 

까치도 짐승도 배가 부르면 욕심을 멈추는데,

정치권은 어찌 된 영문인지 그 탐욕에 끝이 없다.

고액 세비에 상여금을 받고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도 돈 욕심이 끝이 없다.

수천에서 수억 원이 오가는 공천 뇌물은 예사고 국민의 혈세로 지원되는

각종 특수활동비며 소소한 밥값, 선물 비용까지 돈을 탐한다.

 

 

국민은 카페에 놓인 남의 노트북도 지켜주는데,

그들은 국민의 지갑을 제 쌈짓돈처럼 여기며 뻔뻔하게 손을 뻗친다.

이것은 단순한 부정부패의 문제가 아니다.

 ‘염치’의 상실이자, 권력이라는 달콤한 먹이에 대한 심각한 ‘중독’이다.

배가 고파서 훔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지고 싶어서,

남들 위에 군림하는 맛에 취해서 탐하는 병적 행동이다.

 

 

까치밥이 나무 꼭대기에서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는

풍경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풍요를 증명한다.

그러나 그 풍요 속에서 유독 정치인들만 굶주린 동물처럼 눈을 번들거린다.

짐승도 배부르면 사냥을 멈추는 법인데,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인간이 짐승보다 못한 탐욕을 부린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국민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정치인들만 모른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 된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탐욕에 젖어 있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까치도 체면을 차리는 세상에, 당신들의 양심은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가?"

 

 

흰눈이 내린다. 겨울이 깊었는데 아직도 감나무 꼭대기에 홍시 몇개가 달려있다.

붉은 홍시를 바라보니 탐욕에 찌든 인간들이 부끄럽다. 내 마음이 저절로 빨개진다.

 

 

글 / 윤은기

'☞가로등 > 자유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선자의 보화탕  (0) 2026.03.06
술, 그 영원한 로망(roman)  (0) 2026.02.21
회사에서 틀리면 민망하다는 맞춤법  (0) 2026.02.03
입춘(立春)의 유래(由來)  (0) 2026.02.03
암행어사의 상징.!.  (0)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