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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252

쌀도둑과 부인.... @쌀도둑과 부인.....@ 김초시는 과거만 보면 떨어져 한양 구경이나 하고 내려오지만 도대체 기가 죽는 법이 없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누라더러 “닭 한마리 잡아서 백숙해 올리지 않고 뭘하냐”며 큰 소리를 친다. 머슴도 없이 김초시 마누라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모심고 피 뽑고 나락 베고 혼자서 농사를 다 짓는다. 논에서 일을 하다가도 점심 때가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김초시 점심상을 차려주고 다시 논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김초시는 식사 때를 조금이라도 넘기면 “여편네가 지아비를 굶겨죽이기로 작정했지”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말끝마다 “무식한 예편네”라고 무시한다. 어느 봄 날, 온종일 밭에 나가 일하고 들어와 안방에서 바느질을 하는데 사랑방에서 글을 읽던 김초시가 들어와 호롱불을 후~ 꺼버리고 .. 2024. 4. 22.
이조 참판 고유(高裕)와 정부인(貞夫人) 박씨 이조 참판 고유(高裕)와 정부인(貞夫人) 박씨 아직 나이가 10대 후반인 청년이 허름한 옷차림으로 경상도 밀양 땅에 왔습니다. 이름은 고유,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고경 명의 현손이 었지만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외롭게 떠도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 이곳에서 남의 집 머슴을 살게 되었습니다 비록 궂은일은 도맡아 하고 있지만 사람됨이 신실(信實)하였습니다. 언변에 신중하고 인격이 고매하며, 허우대까지 훤칠한 귀공 자여서 사람들은 그 머슴을 존대하는 말로 "고도령"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마을에는 박 초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세는 가난했습니다. 중년에 상처를 했지만 초시에겐 효성이 지극한 딸 하나가 있었습니다. 딸은 성품이 현숙하고 효성이 지극해서 사방 십리에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청.. 2024. 2. 26.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유래(由來)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유래(由來)] 봄은 24절기(節氣)의 하나인 입춘(立春)으로 시작되는데 눈, 얼음, 서리가 녹아 내려 빗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와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으로 이어지면서 봄기운은 점점 무르익게 된다. 24절기는 태양이 움직이는 궤도인 황도(黃道)상의 위치에 따라 춘분(春分)점을 기점으로 하여 1년 주기인 360도를 15도 간격으로 나눈 24개의 점에 해당하는 절기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음력이 아닌 양력 기준이며 농사(農事)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봄이 되어 개나리, 수선화 등 봄꽃이 만발했는데도 아직 추위가 여전 할 때 우리는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다’고 말하고 이를 문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며 어떤 일을 할 시기(時機)는 왔는데 상황은.. 2024. 2. 26.
삼월이 삼월이 박 장군 댁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 정정하던 안방마님이 빙판에 넘어져 꼼짝 못하고 드러누운 것이다. 박 장군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도 한풀 꺾여, 매일 사냥을 다니던 발길도 끊고 부인 병수발에 매달렸다. 목관(牧官)으로 한평생 봉직하고 물러난 박 장군은 오십줄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쌀 한가마를 번쩍 들어올리는데, 부인 병수발에 꼼짝도 못하니 죽을 지경이다. 살판난 사람이 하나 있다. 박 장군의 며느리다.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드러누웠으니 꺼릴 게 없다. 입 무거운 시아버지 박 장군은 며느리에게 잔소리할 위인이 아니요, 남편은 함경도 변방에서 군 복무중이라. 입 속의 혀 같은 몸종 삼월이까지 옆에 있으니 제 세상이 온 것이다. 엉치뼈에 금이 가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시어머니가 두 해.. 2024.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