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의 탁란(托卵)
해마다 4~5월이 되면
먼산에서 구슬프 우는 뻐꾹이 울움소리를 들을수 있어요
뻐꾸기는 한국에서 알 낳고 새끼 치는 여름 철새로
대만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겨울나기를 하지요
이 뻐꾹이는 두견이목 두견이과의 조류로서 한자로는 '포곡조(布谷鳥)'라 불러요
포곡조라는 의미는 그 울움소리가 '포곡 포곡' 들린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지요
이 포곡조는 곡식 종자를 심을 무렵인 곡우(穀雨)때 부터 울기 시작하여
하지(夏至)가 지나면 멈추어버리는 새인데
농부들이 종자심기가 늦어진다 싶은 하지(夏至)가 다가올 무렵이면
'포포곡 포포곡' 하며 더욱 다급하게 울어예는 새이지요
곡식 심을때가 지났으니 빨리 심으라고 울어댄다 하네요
뻐꾸기는 낮은 지대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새인데
5~8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뻐꾹 뻐꾹’하고 우는 것은 수컷이지요
수컷이 암컷을 찾기위해 부르는 소리가 포곡이요 뻐꾹이지요
암컷은 ‘삐삐삐삐’하는 울음소리를 내는데 별로 신통치가 않아요
그런데 이렇듯 심성이 착한 뻐꾹이가 괴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어요
어찌된 일인지 허우대도 멀쩡하고 생김새도 잘 빠진 뻐꾹이는
가정교육을 잘못받았는지 태생이 그런지는 잘 모르나
첫번째로 다른 새들은 다하는 자신들이 사는 집을 지을줄을 몰라요
두번째로는 집이 없으니 알을 낳아도 부화를 위해 알을 품을줄을 모르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탁란(托卵)이지요
탁란을 다른 말로 부화기생(brood parasitism)이라 하기도 하는데
한 마디로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남이 부화시켜 기르게 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새들을 ‘탁란조’라고 하는데
탁란조의 대표적인 새가 바로 밤낮으로 구슬피 우는 뻐꾹이지요
또한 이들의 알을 품어 부화시키고 기르는 새를 ‘숙주’라고 부르는데
이 숙주새들은 붉은머리오목눈이, 개개비, 산솔새, 딱새, 휘파람새 등으로
여러 종이 뻐꾸기의 탁란에 이용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눈에 제일 많이 발견되는 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를 들수 있지요
뱁새는 대개 네개 내외의 알을 낳아요
그리고 부화하기 위해 알을 품기 시작하지요
어미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를 호시탐탐 엿보다가 뱁새가 둥지를 비우는 순간
알 한 개를 먹어버린 후 자신의 알을 낳아 채워 넣지요
뱁새가 부화하는 기간은 13~14일 내외로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뻐꾸기 새끼는 11~12일 내외로 뱁새보다 하루 이틀 빨리 부화하여
둥지 안의 모든 알이나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 버리는데
뻐꾸기 새끼는 부화한지 3일 이내에 뱁새의 새끼들이나 알을 둥지 밖으로
모두 밀어내 떨어트려 죽인다 하네요
자세히 살펴보면 뻐꾸기 새끼는 부화하여 눈도 뜨기 전에
거의 본능적으로 둥지의 모든 알을 밀어내지요
또 알을 밀어내기에 안성맞춤처럼 등이 굽어져 있다는 것도 참으로 기이하지요
아무튼 해마다 많은 두견이과 새들이
탁란을 통하여 자기 종족을 번성시키고 이어간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지요
이러한 야생의 단면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깨닫고 느끼게 될까요?
탁란하는 조류들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는 새들일까요?
아니면 이렇게 해서라도 번식하여 생존하여야 될 새들일까요?
아무튼 멍청한 것은 뱁새 인데 다른 이름이 '붉은머리오목눈' 이지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 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속의 뱝새가
바로 그 뱁새 이지요
멍청한 뱁새는 앞에서 설명했듯
둥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스스로 온갖 희생을 감내하면서 끝까지 뻐꾸기 새끼를 길러낸다 하지요
자신의 새끼들을 모두 죽이면서 뻐꾹이 새끼를 길러내는 것을 보고
무언가 덜떨어진 새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낳은 자식 보다 기른자식의 지극한 모성애라 해야 하나?
게다가 뱁새는 뻐꾸기 새끼를 마치 자신의 새끼처럼 키우지요
뻐꾸기 새끼는 뱁새 어미에게 20~23일 정도 먹이를 받아먹고 둥지를 떠난다고 하는데
둥지를 떠난 후에도 10일 정도 더 양육을 받아요
뻐꾸기 새끼는 나중에 뱁새 어미보다 몸집이 훨씬 더 커버려
뱁새의 작은 둥지는 찢어지고 뻐꾸기 새끼가 주둥이를 벌리면
뱁새 어미까지도 삼킬 듯이 보이지요
뱁새 어미가 너무나 커버린 뻐꾸기 새끼의 머리 위까지 올라가서
적극적으로 먹이를 먹여 양육하는 모습을 볼수 있어요
참으로 거룩한(?) 모습이 아닐수 없지요
아래 사진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서 부화한 뻐꾸기의 새끼가
붉은머리오목눈이 알과 갓 부화한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거나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가 덩치 큰 뻐꾸기 새끼를 자신의 새끼로 알고 먹이를 물어다 주며
정성을 다해 키우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어요
다시말해 뻐꾸기의 이러한 번식방법을 탁란(托卵·deposition)이라 하는데
뻐꾸기는 5~8월 자신의 알과 색깔이 비슷한 붉은머리오목눈이, 개개비,종달새 등의
둥지를 선택해 1~2개의 알을 몰래 낳아요
이 알은 보통 그 둥지의 진짜 주인 알보다 1~2일 정도 먼저 부화하지요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다른 알과 갓 부화한 새끼를 본능적으로 모두 밖으로 밀어내
둥지를 독차지하고 다른 새의 어미가 주는 먹이를 먹으며
둥지를 떠날 때까지 20일가량 자라지요
낙동강유역환경청 홍성진 전문위원은
“생물의 신비함을 많은 분들이 느끼고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뻐꾸기의 탁란 과정을 촬영하여 공개했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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