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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

서입기혈(鼠入其穴)

by 가마실 2021. 8. 24.



야화=서입기혈(鼠入其穴)


어느 시골에 중년 과부가 살았다.

그 과부의 화용설부(花容雪膚 =

꽃같은 용모에 눈같이 흰 피부)가 가히 남자들로

하여금 유혹하기가 쉬워서 문득 한번 바라봄에

남자들로 하여금 심신이 가히 표탕(飄蕩 = 방탕=

음심동하게)케 하는지라. 살기는 어렵지 않으나

자녀를 하나도 두지 아니하여 다못 떠꺼머리

총각 한 놈을 머슴으로 데리고 있었다.


그 총각으로 말하면 워낙 천생이 우둔하고 암매하여

숙맥을 분간치 못하는 머슴이었다.

그러므로 이 과부집에는 가장 적격인 머슴살이였다.

어느 날, 과부가 우연히 바라본즉

자기의 침실
한 모퉁이에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쥐 한마라가

그리로 들락날락하거늘,

이튿날 밤에 과부가

그 쥐를 잡고자 하여 치마를 들고 쥐구멍에 앉아서

뜨거운 물을 쥐구멍에 쏟아 넣었겠다.


쥐가 열탕에 이길 수 없어 뛰쳐나오다

문득 한 구멍을 발견하고,

『여기 숨었으면 안성마춤이겠다.』


하고 과부의 옥문(玉門)속으로 뛰어들어가니,

구멍이 좁고 어두워서 동서의 방향을 가릴 수

없었으므로 더욱 깊은 구멍이 없나 하고 머리를

들로 뺑뺑 돌아가자 과부가 비로소 쾌감을 느껴

미친 듯 또한 취한 듯 하는데, 하도 오래 그러하니

지쳐서 그 쥐를 내어몰고자 하나 할 수 없는지라.

이로써 무한히 고민하다가 급히 머슴을 부르니,

머슴은 깊은 밤에 부른 이유를 알지 못하여

졸음에 지친 눈을 비비며 안방으로 들어간즉,

과부가 벗은 채 침상 위에 누워 가만히 추파를 보내고,

애교있는 말과 아리따운 웃음으로 손잡고

옷을 벗기고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머슴을 처음 당하는 일이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또 음양의 일을 모르는지라 과부가 몸을 끌어안고

누우매 그제야 이치를 알고 서로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어 갈 때, 쥐란 놈이 가만히

바라보니, 막대기 같은 것이 들락날락하면서

자기를 두들기는지라.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다가 쫓기어 이젠 어찌할 수 없음에

발악하여 힘을 다해 그 대가리를 깨문즉,

머슴이 크게 놀라 소리를 지르고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과부의 풍에서 빠져 나가니,

쥐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서 그 구멍으로부터

뛰쳐나왔겠다. 이후로 머슴이 가로되,

『여자의 배 가운데는 반드시

깨무는 쥐가 있으니 두렵도다.』

평생을 여색에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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