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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좋은글

삶의소중함 당신의 선택은?

by 가마실 2023. 7. 14.

 

삶의소중함 당신의 선택은?

 

안방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데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내가

들어 오더니 대뜸 엉뚱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혹시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생각 있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도 아니고.

아마도 아내가 부부를 주제로 하는 어떤 토크쇼를 보던 참이었는지

17년을 함께산 남편인 저에게 재차 대답을 요구 하였습니다.

 

"대답해봐.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마음 있는지."

"뜬금없이 뭔소리야.

애들한테 [엄마가 좋냐,아빠가 좋냐] 같이 황당한 질문을 하고 있네.

당연히...음..ㅎ 당신이 먼저 말해봐."

 

부부로 살면서도 말을 잘해야 하루가 편안하고,

일년이 편안하고 대답을 잘해야 십년이 편안하고

평생 행복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알고 있는터라

그 짧은 순간에도 좌뇌,우뇌가 합작으로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 했습니다.

 

그 잔머리로 아내에게 먼저 대답할 권리(?)를 만들어 낸것입니다.

"나? 당연히 안하지" 거침없이 대답하는 아내.

아내 에게서 뻔히 그 대답이 나올줄 알았으면서도 겉으론

태연한척 웃었지만 속으론 서운함이 서서히 밀려왔습니다.

 

"왜?내가 어때서." "ㅎ 알면서.. 나랑 살면 지겹잖아.

이쁘지도 않지.바가지 긁어대지. 그래서 기회를 주는거야.

다음 생에는 다른 여자 만나서 살아보라고.

그리고 나도 백마탄 왕자랑 ㅎ"

 

선심 쓰듯 할말을 다하고는 거실로 나가는 아내.

홀로 침대에 누워 어두운 천장을 바라 보았습니다.

어두운 천장이 영화관 스크린이 되어 아내와의 지나온 세월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17년을 살아오며 싸우기도 지겹게 싸웠고

아내의 눈물도 여러번 캡처 되었고

저 또한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모습도 필름속에 있었습니다.

 

생면부지 아내를 만나 남이라는 글자에서 점하나를 빼 님이 되었는데

자식둘의 엄마가 된 아내에게 잘해주는 장면은 스크린에 보이질 않았습니다.

너무도 고생하고 착한 아내인데 마누라이고, 집사람이고,

언제나 늘 함께한다는 사람이어서 그랬는지 편하게만 생각하고

아내에게 소홀 했던것이 아내가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저랑은

결혼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참! 당신은 왜 대답 안해줘! 나랑 결혼 할거야?"

거실에 있던 아내가 다시 안방에 들어오며 다시 질문을 하였습니다.

 

"잉! 나야 당연히 당신이랑 하지 ㅎ"

"에고!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하슈."

[그럼 이상황에서 안한다고 말하면 평생 당신의 바가지를 어떻게 감당하냐!]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늙어서 당신에게 옆구리, 등 허리긁어 달래기 위해선...

그래도 기분은 좋았는지 아내가 웃으며 거실로 나갔습니다.

사실 제가 아플때,슬플때, 괴로울때 함께해준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못난남편 때문에 지지리도 고생한 아내. 저에게는 과분한 아내였습니다.

"정말이다.진심으로.." 거실로 쫓아가며 아내의 등뒤로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다시 생각해 볼께. 앞으로 하는거 봐서."

이런! 집앞의 누렇게 익은 곡식들이 휑한 벌판으로 변해가는 가을날.

그 세월속에 우리 부부도 열매를 맺어가야 겠습니다.

다음생이 없더라도 살아가는 동안은 당신이 최고 였다는 말을 서로 하며 갈수 있도록.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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