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십결(圍碁十訣)
인터넷이 발달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어떤 것에 대해
알고 싶거나 해결 하고저 할 때 별 노력없이 스마트 폰
하나만으로도 대부분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속이 꽉 찬 글들은
좋아하지 않고 피상적인 지식을 전하는 다이제스트식의
요약형 글 들을 좋아 한다. 깊이 연구, 고찰(考察)하거나
궁리(窮理)하기를 싫어한다. 이렇게 두뇌를 쓰지 않다 보면
기억력도 탐구심도 퇴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궁리하는 데에 제일 좋은 것이 바둑이라 한다.
바둑은 4000여 년 전에 중국 요(堯) 임금이 아들 단주(丹朱)가
멍청하였으므로 머리를 계발하기 위해서 바둑을 창안해
가르쳤다고 전해온다.
이 바둑에는 <위기십결(圍碁十訣)>이라는 것이 있는데,
’위기십결‘은 에워쌀 위(圍)자와 바둑 기(碁)자, 열 십(十)자,
비결 결(訣)자를 쓰는데, 바둑을 둘 때 10가지의 비결이란 뜻이다.
당나라 현종 때, 바둑 최고수에게 '기대조(棋待詔)'란 벼슬을
헌정했는데 ‘왕적신(王積薪)’이란 기대조가
‘바둑이 주는 10가지 가르침’인 “위기십결(圍棋十訣)”을
지었다. 그 10가지 내용은 우리 인생의 한 수를 둘 때도
지침으로 삼을 만한 현자(賢者)의 지혜가 담겨 있다.
첫째, 부득탐승(不得貪勝) : 이기려면 먼저 이기려는
마음을 버려라.
둘째. 입계의완(入界誼緩) : 남이 선정한 영역으로 들어갈 때는
서두르지 마라.
셋째. 공피고아(攻彼顧我) :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반드시
내 허점부터 돌아보라.
넷째. 기자쟁선(棄子爭先) :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다섯째. 사소취대(捨小取大) :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여섯째. 봉위수기(逢危須棄): 위기에 닥쳤을 때는 과감하게 버려라.
일곱째. 신물경속(愼勿輕速) : 신중하라. 경솔하거나 급해지지 말라.
여덟째. 동수상응(動須相應) : 마땅히 서로 호응하도록 움직여라.
아홉째. 피강자보(彼强自保) : 상대가 강하면 나부터 지켜라.
열째. 세고취화(勢孤取和) : 내 세력이 약하면 싸움을 피하고
조화를 취하라.
<위기십결>을 처음 접했을 때, 이건 바둑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동양의 아주 오래된 지혜들이 축적, 집약된
경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미하면 할 수록 그야말로 살아가는 삶의 지혜였다.
<위기십결>과 가장 비슷한 고전은 단연 노자 <도덕경>이다.
거의 완벽하게 <위기십결>의 열 가지를 도덕경에서 다
찾아낼 수 있다.
바둑에는 노자와 장자, 노장의 무위자연(無爲自然)사상,
도가(道家)사상, 동양의 지혜가 모두 들어있다.
동양의 우주관이라 할까 이런 게 다 바둑 안에 융합돼
있다. 천원(天元), 화점(花點)이라든지 흑백의 음양과 조화라 거나
바둑판이 갖는 구조적인 것들이 하나의 우주(宇宙)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기십결>은 바둑을 둘 때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내내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할 10계명이라고도
할 만하다. 바둑 공부는 ‘마음 공부’이다 <위기십결>에 대해
배우는 것은 다름 아니라 곧 ‘마음 다스림’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위기십결>은 그런 뜻에서 ‘4천년 지혜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다.
‘위기십결’을 주제로 ‘인생을 사는 지혜서’를 쓴다면 두꺼운 책
한 권은 족히 쓸듯 하다. 흔히 바둑을 인생살이의 축소판과 같다고 하는
이유는 우리내 삶도 예측할 수 없는 수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바둑처럼
당면한 문제들을 인내를 가지고
현명하고 침착하게 최선을 다하여 풀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리라.
<위기십결>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항목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데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첫 번째의 ‘부득탐승’과 여섯 번째의
‘봉위수기’ 라 하겠다.
‘부득탐승(不得貪勝)’은, 바둑은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나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오히려
그르치기 쉽다는 뜻이고, ‘봉위수기(逢危須棄’)는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위기십결>의 정신은 좀 중복된
내용이란 걸 알 수 있다.
<위기십결>의 정신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곧 ‘마음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거듭 일깨우고 있다.
고수들일 수록 잘 버린다는 것 버림돌과 버리지 말아야 될
돌의 분별을 갖는 게 고수(高手)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부득탐승’이 <위기십결>
전체의 철학과 정신이 집약된 항목이라 말하고 싶다.
‘버리는 것’과 ‘비우는 것’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이것은 필자가 지나온 삶을 통해 직접 겪고 깨달은 바이기도 하다.
비록 자의(自意)에서는 아니었지만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 버리니 의외로
정말 자유로 웠다. 많이 가지는 게 행복한줄 알던
30대 초반에는 작고 소박한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큰것만 보이고 본질보다는 비본질인 것들에 더 집착하며 많이 끌어
모으는데만 열중했었다. 이제 마음도 비우고 떠날 준비를 하며
살림도 줄이고, 버리고나니 이렇게 홀가분할 수 가없다.
그런 경험과 어우러져서 <위기십결>은 음미할수록
무릎을 치게 만드는 참 지혜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다.
당신은 이 열 가지 중 어느 항목을 가장 선호 하는가?
( 모셔온 글 )
'☞다반사 > 山房閑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避)하면 행복(幸福)해지는 15가지 습관(習慣) (0) | 2023.12.02 |
---|---|
영혼(靈魂)을 일깨우는 벗을 찾아라 (0) | 2023.12.02 |
사랑의 작은 길을 함께 걸어요 (0) | 2023.07.12 |
人生... 그냥 살다 갑니다 (0) | 2023.07.08 |
지족자부(知足者富) (0) | 202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