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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

사지삼혹(四知三惑)

by 가마실 2021. 4. 6.

사지삼혹(四知三惑)

네 가지 아는 것과 세 가지 유혹이라는 뜻으로, 넷이 안다는 말은 즉 하늘이 알고, 신(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안다는 뜻과 세 가지 유혹은 즉 술과 여자, 재물의 유혹이라는 뜻을 합친 성어이다.

四 : 넉 사(囗/2)
知 : 알 지(矢/3)
三 : 석 삼(一/2)
惑 : 미혹할 혹(心/8)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하늘, 신, 너와 나 벌써 넷이 알고 있다는 것이 사지(四知)다. 뇌물을 주고 받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들통이 난다고 경계하는 유명한 말이다. 술과 여색, 재물 등 세 가지 앞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삼혹(三惑)이다.

이 두 가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말을 아울러 부르는 것은 모두 중국 후한(後漢) 때의 청렴의 대명사 양진(楊震)과 그 아들 양병(楊秉)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때의 송(宋)나라 범엽(范曄)이 편찬한 후한서(後漢書)에는 양진의 선대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양진의 부친 양보(楊寶)는 어릴 때 올빼미의 공격을 받아 다 죽어가는 꾀꼬리를 정성껏 치료해 준 일이 있었다. 꿈에 서왕모가 반지를 보내줬는데 그것으로 후손들이 고귀하게 됐다는 황작함환(黃雀銜環)의 보답을 받았다.

과연 아들 양진은 학식 덕망과 함께 청렴결백하여 관서공자(關西孔子)로 불렸다. 제자를 가르치다 나이 쉰에 벼슬자리에 부름을 받고 나갔다.

그가 동래(東萊)지역의 태수로 부임하면서 이전에 천거한 적이 있던 왕밀(王密)이란 사람이 다스리던 지역에서 묵게 됐다.

왕밀이 밤에 숙소로 찾아와 황금 10근을 바치면서 아무도 모르니 받아 주십사 했다. 양진은 거절하며 말했다.

天知神知 子知我知 何謂無知.
천지신지 자지아지 하위무지.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양진의 강직한 성품을 이어받아 둘째 아들 양병도 처신이 곧았다. 평생 술을 멀리 했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그가 한 지역의 감찰관으로 있을 때 누군가 거금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문을 굳게 잠그고 받지 않았다. 양병이 말했다. ‘나는 술, 색, 재물 세 가지에 현혹되지 않는다(我有三不惑, 酒, 色, 財也).’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뿐만 아니라 양진의 손자 양사(楊賜), 증손자 양표(楊彪)도 모두 청렴한 고위직을 지내 꾀꼬리를 살린 덕을 입었다.

우리나라서도 청백리(淸白吏)를 다수 배출하고 청렴한 공직자가 있지만 수시로 나타나는 부패 관리로 더럽히고 만다. 재벌과 결탁한 뇌물, 자재를 도입하며 뒷돈을 받는 전문 고위직 등 추문이 끊이지 않는다. 공직이 깨끗해야 사회가 맑아지는데 음성적으로 이어진다니 답답하다.


⏹ 사지삼혹(四知三惑)

한나라 때 양진(楊震)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 현령 왕밀(王密)을 만났다.

그는 예전 양진의 추천을 받아 벼슬을 시작했으므로 은혜로 여겨 밤중에 찾아와 황금 열 근을 바쳤다. "나는 그대를 알아 보았는데, 그대는 어째서 나를 모르는가?"

왕밀이 말했다.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

양진이 대답했다.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네(四知).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 하는가?" 왕밀이 부끄러워하며 나갔다.

그는 청렴해서 자식들이 거친 음식을 먹고 외출할 때도 걸어 다녔다. 벗들이 먹고살 도리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세에 청백리의 자손으로 일컬어지게 하려 하네. 이것만 남겨줘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의 둘째 아들 양병(楊秉)은 아버지를 이어 환제 때 태위 벼슬에 올랐다. 정치가 잘못되면 그는 늘 성의를 다해 임금에게 간언했다. 양병은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그 또한 청렴으로 사람들의 기림을 받았다. 그가 말했다. "나는 술과 여색, 재물 이 세 가지에 흔들리지 않았다."

잘나가다가도 늘 술과 여자, 재물의 삼혹(三惑)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군자가 사소한 것조차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몽구(蒙求)에 보인다.

남송의 진덕수(眞德秀)가 말했다. "사군자의 처세에서 한껏 청렴함은 작은 선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사소한 탐욕으로 더럽혀지면 평생의 큰 죄악이다."

이 말을 받아 간옹우묵(艮翁疣墨)에서는 이렇게 적었다. "청렴이란 작은 선일 뿐이어서 군자에게 일컬을 만한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청렴이 무너지면 비록 다른 훌륭한 점이 있더라도 미녀 서시(西施)가 오물을 뒤집어쓴 것 같아 코를 막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어두운 밤이라고 말하면 안 되니 사지(四知)를 속이기 어렵다."

사이가 좋고 서로 배짱이 맞을 때야 뇌물을 받아도 뒤탈이 없겠지만 잠깐 만에 관계가 틀어지면 아무도 보지 못한 데서 동티가 난다. 그때 가서 증거를 대라고 우겨도 이미 이름은 더럽혀진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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