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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山房閑談

염치(廉恥)와 몰염치(沒廉恥)

by 가마실 2022. 1. 23.

◑ 염치(廉恥)와 몰염치(沒廉恥) ◑

 

우리말에 염치(廉恥)라는 말이 있어요

염치(廉恥)는 염조(廉操)와 지치(知恥)의 약자이며

한자로는 청렴할 염(廉)자에 부끄러워할 치(恥)자를 쓰지요

이는 '청렴하고, 지조를 지키고, 수치심을 아는 것’을 뜻하는 말이지요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중용(中庸)편에 보면

(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

"학문을 즐기는 것은 지혜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힘써 행하는 것은 인(仁)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또 수치를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했어요

 

한 마디로 염치가 있어야 용기가 생기고

용기가 있어야 자기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을수 있다는 얘기이지요

맹자도 염치를 강조하고 있어요

그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염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人不可以無恥)”며

“염치를 몰랐다가 아는 것으로 발전하는 것이 곧 몰염치에서 벗어나는 것

(無恥之恥, 無恥矣)”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옛 성현들은 ‘수치심을 아는 것(知恥)’에서

인간의 도리가 비롯된다 하여 염치(廉恥)에 예의(禮義)를 덧붙여

예의염치(禮義廉恥)라 했지요

 

그러니까 예의염치(禮義廉恥)

예절과 의리와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말하는 것인데

예의(禮義)는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의리를 이르는 말이고

염치(廉恥)는 체면을 차릴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이르는 것이지요

 

이를 다시 풀어보면

예(禮)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道理)이고

의(義)는 사람으로서 지키고 행하여야 할 바른 의리(義理)이며

염(廉)은 청렴, 결백, 검소, 곧고 바름을 말하고

치(恥)는 부끄러움과 창피함, 욕된 것을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염치’를 국가 기틀의 하나로 끌어올린 이는 춘추전국시대때

제(齊)나라의 제상이었던 관중(管仲)이었어요

그는 ‘예(禮)·의(義)·염(廉)·치(恥)’를 일컬어 국가의 4가지 기강(四維)이라 했지요

관자(管子) 목민(牧民)편에 보면

‘예(禮)는 행동이 절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요

 의(義)는 사상이 도덕적 표준에 부합하는 것이고

 염(廉)은 자기의 결점이나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요

 치(恥)는 스스로 창피함을 알아 부정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어요

 

또 우리가 잘알고 있는 고사성어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

관중(管仲)이 지은 관자(管子)의 목민편(牧民篇)에 보면

나라를 버티게 하는 네 가지 덕목이 나오지요

그것이 바로 이 예의염치(禮義廉恥)인데 이를 사유(四維)라고도 부르며

네가지 덕목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네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어떤일이 벌어지는지를 아주 절묘하게 설파하고 있지요

4대 덕목인 ‘예의염치(禮義廉恥)’ 중에서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게 되고

둘이 없으며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뒤집어지고

모두 없으면 그 나라는 파멸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 했어요

이로서 예의염치 만치 중요한 덕목이 없다 했지요

이처럼 예의염치는 우리 인간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말할수 있어요

 

춘추전국시대 때에도 염치없는 인간들이 많았나 봐요

순자(荀子)는 그런 자를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요

순자 수신(脩身)편에 보면

“염치를 모르면서 음식만 축내는 사람(無廉恥而嗜乎飮食)이며

 아주 악질적인 사람이라고 할수 있다(則可謂惡少者矣).

 이들이 형벌을 받아 사형에 처해지는 것도 가능하다 할 것이다(雖陷刑戮可也)”라고 했어요

 

흔히 말하기를 염치(廉恥)없는 인간을 몰염치(沒廉恥)한 인간이라 하지요

몰염치한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고 언제나 변명과 기만을 일삼는 것이 특징이지요

특히 자신이 시켜서 한일이 잘못 되었을때 아랫사람에게 모두 뒤집어 씨우는 인간을

몰염치한 인간이라 하지요

 

그런데 이 몰염치(沒廉恥)와 비슷한 말인 파렴치(破廉恥)가 있어요

남에게 신세를 지거나 폐를 끼치거나 할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상태를 ‘염치(廉恥)’라 하지요

반대로 남에게 폐를 끼치고도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사람

남의 신세를 지고서도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파렴치(破廉恥)라 하는거지요

이는 염치를 깨버린 사람이란 뜻이지요

염치가 있으면 마음안의 청렴함이 작용하여 수치스러움을 알게 되지만

파렴치한 사람에게는 청렴함이 모자라는 탓으로

잘못을 범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 하네요

 

그런데 이 파렴치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자를 파렴치한(破廉恥漢)이라 하는데

파렴치한(破+廉恥+漢)을 풀어보면

파(破 : 깨뜨릴 파)자를 쓰고 염(廉 : 청렴할 렴)자를 쓰지요

또 치(恥 : 부끄러워할 치)자는 도무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자인데

여기서 한(漢 : 사내 한)자는 나쁜 사내를 지칭하는 말로

‘체면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한(漢)은 중국의 한족을 대표할 만한 글자인데

뜻밖에도 남자를 낮춰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자’ ‘치’ ‘놈’ 도 비슷한 말이지만

여성을 괴롭히거나 희롱하는 정신 나간 사내를 치한(癡漢)이라 하고

어떤 일에 전문 지식이나 조예가 없는 사람을 문외한(門外漢)이라 하지요.

그러니까 ‘파렴치한 놈’이 ‘파렴치한’ 이지요

 

입만 열면 거짖과 변명 선동으로 일관하는 자들,

아는게 이기(利己)밖에 없어 제 뱃속만 채우는 자들,

알량한 지위를 앞세워 남을 눌러보려는 같잖은 자들,

누가 부탁하거나 시킨 적도 없는데 나라의 큰일을 하겠다며 스스로 나서서는

결국 그만한 그릇이 못된다는 것만 확인시켜주는 이들,

요즘 몰염치한 자와 파렴치한들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적혀 있네요

 

‘파렴치한(破廉恥漢)’

뻔뻔스럽고 사람의 도리를 지킬줄 모름.

어려서부터 파렴치가 몸에 배었다.

형용사: 파렴치하다

유의어: 몰염치

반의어: 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