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늙다가 잘 가는 법]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일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생사(生死) 이상 큰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잘 늙고 잘 죽는 법을 우리는 생사대사(生死大事)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느덧 살날 보다는 죽을 날이 가까워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죽을 때 기분 좋게 웃으면서 죽을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죽을 때 웃으면서 잘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건 늙을 때 잘 늙으면 죽을 때도 웃으며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잘 물든 단풍이 어지러이 피는 봄꽃 보다 예쁜 법이라 했습니다.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는 얘기입니다.
그 잘 늙는 방법을 한 번 알아볼까요?
1. 첫째, 욕심(慾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늙을 때에는 아무리 의욕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도 욕심을 부리면 안 됩니다. 노욕(老慾)을 부리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추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을 갈무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언제 죽을지모르니까 아무것도 안하고 놀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과도한 욕심은 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2. 둘째, 과로(過勞)하지 않는 것입니다.
젊을 때는 무리하거나 과로해서 쓰러져도 며칠 쉬면 금방 낫습니다. 그런데 늙어서 과로하면 쉽게 돌아오지 않지요.
그러니까 가을비처럼 한번 비가 오면 확 추워지듯이 늙어서는 과로해서 한번 쓰러지면 그냥 팍 늙어 버립니다. 그래서 아무리 의욕이 있어도 절대로 과로하면 안 됩니다.
3. 셋째, 과음/과식(過飮/過食)을 하면 안 됩니다.
젊을 때는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해도 하루 푹 쉬면 일어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건강도 해치고 남이 봐도 추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과음 과식을 하면 안 됩니다. 절제를 해야지요.
4. 넷째, 말을 적게 하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해도 귀엽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말이많으면 누구나 다 싫어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말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잔소리는 금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잔소리 하는 게 특징 중에 하나입니다.
아는 게 많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그걸 입으로 다 표현하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그래서 입을 닫아야 하는 것이지요.
5. 다섯째, 재산(財産)을 자식(子息)에게 다 물려주면 안 됩니다.
옛날에는 나이가 들면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주고 뒷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자식이 부모를 받들고 살아갑니다. 걱정이 없었지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나는 부모에게 공경하고 살았는데 내 자식은 나한테 그런 식으로 안하는 시대에 돌입한 것입니다.
그래서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줘 버리면 자칫 길거리에 나 앉게 될지도 모릅니다. 젊었을 때는 길거리에 나앉아도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젊을 때 고생은 돈 주고 사서라 합니다.
그런데 늙어서 오갈 곳 없이 길거리에 나 앉아 있으면 그보다 불쌍한 모습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재산을 자식한테 다 물려주면 안 됩니다.
6. 여섯째, 사후준비(死後準備)를 해 두는 것입니다.
죽는 문제 갖고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대부분 노인들은 ‘자는 듯이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건 욕심입니다.
평소 생사를 연마하는 수행(修行)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마음을 자유로 하고, 생사를 초월하며, 죄 복을 임의로 하는 수행을 하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이 정도 준비하면 우리 노후생활과 죽음에 이르러 추하게 가지는 않겠지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떠납니다.
늙어 병드는 것은 우주의 철칙입니다. 그러니 죽는 것 가지고 안 아프고 죽어야지 이런 생각하면 안 됩니다.
안 아프고 죽으면 다행이고, 조금 아프고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는 것입니다. 생(生)은 사(死)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소 이 생사를 연마하지 않으면 죽어 갈 때에 종종걸음을 치지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행할 바 도(道)가 많으나 그것을 요약하면 생과 사의 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 때에 생의 도를 알지 못하면,
능히 삶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또 죽을 때에 사의 도를 알지 못하면 능히 악도(惡道)를 면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사람의 생사는 비하건 데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숨을 들이 쉬었다 내쉬었다 하는 것과 같지요. 또한 잠이 들었다 깼다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조만(早晩)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치는 같은 바로서 생사가 원래 둘이 아니요, 생멸(生滅)이 원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를 깨친 사람은 이를 변화(變化)로 알고 깨치지 못한 사람은 이를 생사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죽음의 현실을 분명히 자각하면 지금 늙어가고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이 언제 찾아와도 괜찮다고 하는 마음으로 살수 있는 것입니다.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전생윤회(轉生輪廻)의 사상이 불가(佛家)의 가르침입니다. 우리 잘 늙다가 잘 가는 법을 실행하면 언제 와도 다시 잘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생사대사는 일이 크고, 무상은 신속하다’ 하였습니다. 어째 마음이 급해지지 않으시는지요? 죽음을 맞이할 때는 이미 늦습니다. 생사가 일여(生死一如)입니다.
이제 웬만큼 살았으면 고통스럽게 오래 사느니 어서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며 기쁨이 아닐 런지요?
시간이 너무 빠릅니다. 늙어도 언제나 당당하고, 아파도 조금 참으며, 틈틈이 마음의 힘을 길러 웃으며 떠날 수 있는 그런 법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우리 어서 어서 생사대사를 연마하여 생사에 토를 떼면 얼마나 좋을까요!<덕 산 김덕권著>
'☞가로등 > 자유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은 국회를 탄핵하고 싶다 (0) | 2023.11.19 |
---|---|
일본 사무라이 정신과 한국 선비 정신. (0) | 2023.11.16 |
내전(內戰)에 임하는 자세 (0) | 2023.11.16 |
당신은 어떤 형(形)으로 늙어 가고 있나요? (0) | 2023.11.15 |
노인 폄하하던 사람들 이번엔 “어린×” 훈계 (0) | 202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