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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우가(新五友歌)

by 가마실 2024. 1. 9.

[신오우가(新五友歌)]

 

 

원래 오우가(五友歌)는 고산 윤선도가 지은 산중신곡(山中新曲)에 수록되어 있는 시조로 수(水)· 석(石)· 송(松)· 죽(竹)· 월(月)을 노래한 것인데,

 

오늘날에 와서는 인생 후반을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다섯 친구가 대신한다. 이름 하여 신오우가.

 

1. 신오우가(新五友歌)

 

 

01. 처(妻) 또는 부(夫)

 

부부는 백년해로해야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자식을 두었더라도 배필을 대신할 수 없고,

 

비록 악처(惡妻)/악부(惡夫)라 하더라도 없는 것보다 낫고, 자식(子息)보다 더 의지가 많이 된다.

 

 

02. 건강(健康)

 

건강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 자신을 좀 더 채찍질하여 잘 돌보자. 빛나는 인생 후반이 그대를 맞이할 것이다.

 

 

03. 재물(財物)

 

적당한 재물이 있어야 한다. 흔히들 재물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하지만 그렇게 많은 재물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품위를 지켜주고 친구에게 또는 우연히 만난 선후배에게 밥 한 끼 술 한 잔 살 수 있는 정도의 여유만 있다면 부자가 아닌가?

 

 

04. 사(事)

 

적당한 소일거리를 말한다. 상황의 차이는 있겠지만 현대인은 대충 55살에서 60살 정도면 현업 일선에서 물러난다.

 

앞만 보고 끝없이 달려 온 세월. 어느 날 현업 종착역에 서 있는 자신.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당황하지 말자. 마음먹기 나름이다. 자신에 조금 더 몰두하자.

 

 

05. 우(友)

 

통상적인 친구의 개념을 뛰어넘는 황혼을 함께 걸어 갈 수 있는 벗을 말하며, 동성, 이성을 불문한다. 어쩌면 오우 중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일생을 살아오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어릴적 친구부터 초,중,고,대학교 친구들, 사회활동에서 알게 된 친구들 그리고 연인들. 헤아려보면 참 많다.

 

 

그러나 황혼을 같이 할 친구는 많고 많은 친구들 중에서도 그 개념을 조금 축소해 보자.

 

첫째: 가까이 있어야 하고, 둘째: 생각과 사고방식이 비슷해야 하며 셋째: 같은 취미면 더 좋고, 넷째: 적당한 설레임의 대상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2. 오우가(五友歌)/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에 달(月)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 하리”

 

 

01. 수(水)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02. 석(石)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는 건 바위뿐인가 하노라.

 

 

03. 송(松)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가. 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04. 죽(竹)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05. 월(月)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註) 윤선도(尹善道): 조선의 문신, 시인. 본관 해남(海南). 호는 고산(孤山). 조선시대의 문신이며 시조 작가이다.

 

정철·박인로와 더불어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의 한 사람으로, 서인(西人) 송시열에게 정치적으로 패해 유배생활을 했다. 그는 성품이 강직하고 시비를 가림에 타협이 없어 자주 유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