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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선거는 그냥 보궐선거가 아니다

by 가마실 2021. 3. 17.

4·7 선거는 그냥 보궐선거가 아니다

단지 市長이 아니라 대통령이 걸린 선거 야당이 지면 재기 불능

吳·安 단일화서 진 후보 승자의 선거본부장 맡고 윤석열, 野 승리 응원 나서야

잔여 임기 1년 남짓한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4월 7일)가 이렇게 뜨거울 수가 없다.

아니, 이렇게 중요할 수가 없다. 단순히 시장(市長)이 걸린 선거가 아니라 다음 대통령이 걸린 선거이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의 전초전이자 민심(民心)의 심판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선거다.

전임 민주당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국민의힘이 유리한 선거여야 한다.

그럼에도 여기서 지면 야당은 재기 불능이다. 야당의 승패는 서너 가지 면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 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 즉 오세훈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필수적이다.

3자 대결에서도 야당이 이긴다는 주장이나 조사 결과는 기망적이다.

양측은 이번 주 안으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확언한 만큼 단일화 자체가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단일화로 손 털고 끝낼 수 없는 일이다. 단일화에서 진 사람은 반드시 승자의 선거본부장을 맡아야 한다.

그리고 전 지역을 돌며 단일화된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거기서 온 국민은 야권의 공정함과 성실함을 본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문재인 좌파 정권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둘째, 국민의힘은 야권을 대동 단합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당내 분파는 물론 외곽 세력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친이·비박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서 2019년 12월에 창립한 국민통합연대를 주목한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 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이재오 주호영 김문수 홍준표 등이 참석, “독재 정권에 맞서는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총선 때 공천 잘못으로 당 밖으로 나간 사람들을 복귀시켜야 하고,

문 정권의 이념과 노선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전(前) 정계·관계·문화계

시민사회 원로 인사들을 야당의 전열에 흡수해야 한다.

이들과의 연대의식을 국민에게 어필함으로써 진정한 보수의 반성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을 계기로 변모해야 한다.

폐쇄적이고 소극적으로 당을 운용하지 말고 외연을 넓혀 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포섭하는 폭과 아량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야권의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응원이다.

그는 당분간 나서지 않으면서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까지는 3주의 시간이 있다.

그리고 이번 보궐선거가 야당의 사활이 걸리다시피 한 중대하고 절박한 선거이니만큼

자신이 앞으로 딛고 일어설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야당의 4·7 승리에 일조하는 것 역시 일의 당연한 순서다.

어쩌면 윤석열이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신고식을 치러야 한다면 이번 선거가 적절하고 당연한 기회일 수도 있다.

끝으로 국민의힘은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서울·부산의 보궐선거 체제로

당의 기능을 전환하고 총력을 경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가 야당에 있어 그저 단순한 여느 시장 선거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준다면

유권자들도 응당 그에 따라 선거의 의미를 품격 절하할 것이고

그러면 야당은 크게 불리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민의힘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문 정권의 정치 폭정(暴政)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

나라를 안보 불모지로 몰고 가고 있는 좌파의 방향에 불안해하는 사람,

이러다가 이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탄식하는 국민들의 절망감을 읽는다면

국민의힘은 이번 4·7 선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문 정권의 좌(左)편향에 공포심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보수우파 진영의 단합이다.

보수 진영은 박근혜의 탄핵과 정권 피탈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고 분열됐고 또 원한을 쌓았다.

하지만 이 상처와 원한은 나라가 망하는 길 앞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보수가 단합하지 않는다면 그 보수는 가치도, 존재 의미도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대권 주자들도, ‘태극기 사람’들도, 친박·친이 세력도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정을 접어야 한다.

이번 4·7 보궐선거는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다.

 

글 / 조선일보 칼럼 / 김대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