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땅속에서 올라오는 부처 땅속에서 올라오는 부처 마을 사람들이 주막에 모여 노랑이 황 참봉을 욕하는데 엿듣던 땡추는 비웃기만… 어느날 황 참봉네 선산에서 땅을 뚫고 올라오는 돌부처에 사람들이 몰려와 엽전 던지는데 “그놈의 황노랑이, 자기 혼자서 다리를 놓아도 놓을 텐데….” 주막집에 모여서 막걸리를 퍼마시는 동네 사람들의 안주는 천하의 노랑이 황 참봉이다. 동네 앞 개천의 외나무다리가 떠내려가자 돌다리를 놓기로 의견을 모은 동네 사람들이 삼천석지기 부자인 황 참봉에게 비용을 반쯤 부담하라고 통사정했지만 황 참봉은 다른 집과 똑같이 내겠다는 것이었다. 석수장이 일곱이서 개울가 바위를 깨고 동네 사람들이 거든다 해도 한집에 나락 두가마니씩을 내놓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가난한 집들은 당장 겨울나기가 막막했다. 모든 집에서 남정네.. 2021. 3. 15. 박복한 과부 심실이 2021. 3. 15. 조주청의 사랑방야화 조주청의 사랑방야화 조진사의 생일잔치는 왁자지껄했다. 솟을대문은 활짝 열려 있고, 축하선물 보따리가 바리바리 들어오고, 사랑방에도 대청마루에도 안마당 뒷마당 차양막 아래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모두 오가는 걸음이 바쁜데 대문 밖 담모퉁이에서 젊은 한쌍이 쭈뼛쭈뼛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마침내 결심을 한듯 아이를 업은 아낙이 앞장서고 그 남편은 지게에 김이 무럭무럭 나는 떡시루를 지고 뒤따랐다. 안마당을 지나 부엌으로 가자 갑자기 앙칼진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우리집에 발 들여놓지 말랬잖아.” “엄마~.” 등에 업힌 어린 아기는 경기를 하듯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엄마? 독기를 품고 씩씩거리는 여인네는 이 집의 안방마님인 조진사의 부인이고, 아기를 업고 온 새댁은 막내딸이.. 2021. 3. 15. 우 서방이 장가를 들었다 ◈설화=우 서방이 장가를 들었다◈ 우가네 막내인 우 서방이 장가를 들었다. 가난한 집안의 막내라 세간이라고 받은 건 솥 하나, 장독 하나, 돌투성이 밭뙈기 그리고 철도 안 든 수송아지 한마리뿐이다. 먹고살 길은 산비탈을 개간해 밭뙈기를 늘려가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려면 소가 쟁기질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툭하면 큰집 어미 소에게 달려가는 수송아지를 키워 길들이는 일이 급선무다. 우 서방은 송아지 키우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추수하고 난 남의 콩밭에 가서 낟알을 줍고 산에 가서 칡뿌리·마뿌리를 캐다 쇠죽솥에 넣었다. 그랬더니 송아지는 금세 엉덩짝이 떡 벌어지고 머리 꼭대기엔 뿔이 삐죽 올라왔다. 이젠 길을 들일 참이다. 큰집 형님 지시대로 냇가 모래밭에 소를 끌고 나가 쟁기를 씌우곤 형님이 앞에서 코뚜레를.. 2021. 3. 14. 이전 1 ··· 60 61 62 63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