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어수룩한 촌사람 서울 종로에서 가장 큰 원앙포목점의 곽첨지는 악덕 상인이다. 촌사람이 오면 물건값을 속이고 바가지를 왕창 씌운다. 조강지처를 쫓아낸 후 첩을 둘이나 두고 화류계 출신 첫째 첩에겐 기생집을 차려줬고, 둘째 첩에게 돈놀이를 시켰다. 어느 날, 어수룩한 촌사람이 머슴을 데리고 포목점에 들어왔다. 곽첨지는 육감적으로 봉 하나가 걸려들었다고 쾌재를 부르며 친절하게 손님을 맞았다. 촌사람은 맏딸 시집 보낼 혼숫감이라며 옷감과 이불감을 산더미처럼 골랐다. 곽첨지는 흘끔 촌사람을 보며 목록을 쓰고 추판알을 튕겨 나갔다. "전부 430냥입니다. 이문은 하나도 안 남겼습니다요." "끝다리는 떼버립시다. 내후년에 둘째 치울 때는 에누리 한푼 안 하리다." "이렇게 팔면 밑지는 장산데....." 곽첨지는.. 2023. 4. 12. 까막눈 뱃사공 꽃피고 새 우는 어느 봄날 해거름, 운포나루 뱃사공 고씨가 허달스님을 강 건네 주려고 닻을 올리는데 따마침 기생들을 데리고 천렵을 갔던 고을 세도가 자제들이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며 나루터로 몰려왔다. 사또 아들, 천석꾼 오첨지 아들, 관찰사 조카가 기생을 하나씩 끼고 꼴사납게 치마 밑으로 손을 넣으며 키득거리고 다가와 "친구가 아직 안 왔으니 배 띄우지 말고 기다려!!" 라며 큰소리를 쳤다. 패거리 중 하나가 어지간히 급했는지 기생을 끼고 솔밭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스님이 강을 건냐 하는데 지체했다간 날이 어두워집니다. 스님을 먼저 건네드리고 오겠습니다요." 늙은 뱃사공이 사정을 해도 그들은 막무가내다. "지금쯤 옥문을 닦으며 치마를 추스리고 있을 게야. 기다려!!!" .. 2023. 4. 7. 나무꾼과 선녀 나무꾼과 선녀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는 아기사슴 존나 지치기도 했고 사냥꾼이 활을 쏘고 쫓아오는 탓에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은 위험한 상황 ㅠ 그때 사슴이 눈에 띈 나무꾼 나무꾼은 사슴을 숨겨주고 사냥꾼에게 다른 방향을 일러줌 "전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아야겠다 생각 했어요 그 나무꾼은 총각이었거든요 너무 가난해서 시집 올 처녀가 없었나봐요" 총각 땡 잡았네 보름달이 뜨던 날 사슴은 나무꾼을 폭포로 데리고 옴 여기 왜 데려 왔는지 궁금한 표정임 꺼벙이 같아서 한대 개쎄게 때리고 싶네 "저건 선녀다.. 선녀!!!" 그때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오고 본능적으로 숨어서 음침하게 염탐하는 응큼한 나무꾼놈 보름달이 뜨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목욕하러 이곳으로 내려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슴이 얄미워 지는거 있죠 .. 2023. 4. 6. 까막눈 봉득이는 뼈대있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여설살 때 모친을 병으로 여의고 부친은 화병으로 드러누웠다. 어느 날 부친과 의형제를 맺은 최참봉이 강 건너 문병을 왔다. 두사람은 최참봉의 딸과 봉득이를 나이가 차면 혼인시키기로 약조한 사이다. "내가 죽거든 우리 봉득이를 자네가 좀 맡아주게..." 두사람은 손을 굳게 잡았다. 한달이 지나 봉득이 아버지도 이승을 하직하고 봉득이는 최참봉네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 선친의 의형제 최참봉은 여섯살 봉득이의 거처를 행랑으로 정해줬다. 봉득이는 마당도 쓸고 잔심부름도 하며 밥값을 하다가 어느날 최참봉에게 서당에 가서 글을 배우고 싶다고 청을 올리자 최참봉 왈 "글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게야! 너는 열여섯이 되면 내 사위가 돼. 우리집 살림을 꾸려가.. 2023. 4. 4.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