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가출 하룻밤 객방지기 된 남정네 둘 초면의 어색함 술로 풀어보는데… 동구 밖 주막에 허 진사가 들어섰다. 기운이 쑥 빠진 목소리로 평상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주모, 술 한잔 주시오.” 몇순배 자작 술을 기울이더니, “주모, 나 오늘 밤 여기서 유숙하겠소.” “아니, 제집을 코앞에 두고 웬 객잠이오?” “그렇게 됐소.” 한마디 던지고 객방으로 들어가니, 드넓은 객방에 단 한사람만이 구석에 벽을 등지고 기대앉아 달걀로 멍든 눈을 비비고 있었다. 남정네 둘이 초면에 한방 신세가 되면 서로 어색하기 마련인데 그걸 풀어주는 건 술밖에 없다. “역곡에 사는 우 생원이라 합니다.” “허 진사라 합니다.” 우 생원이 한병, 허 진사가 한병을 사며 몇차례 술병이 들락날락하자 두사람은 하나하나 허물을 벗기 시작했다. 나이가.. 2022. 6. 30. 엿 먹어라의 유래 엿 먹어라의 유래 어떻게 해서 "엿 먹어라."라는 말이 욕이 되었을까? 그리고 왜 하필 엿인지도 궁금. 특별한 의미나 이유가 있을까? 조금 엽기적이지만 사실이니까 잘 읽어보세요. 맛있는 엿을 먹으라는 "엿 먹어라."가 욕이 된 진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964년 12월 7일에 치러진 1965학년도 전기 중학입시의 공동출제 선다형(選多型) 문제 가운데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① 디아스타아제 ② 꿀 ③ 녹말 ④ 무즙 당시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①디아스타아제였지만 보기 중의 하나인 ④번 무즙도 답이 된다는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무즙을 답으로 써서 1문제 차이로 떨어진 학생의 학부모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드디어 학부모들은 이 .. 2022. 6. 29. 공생(共生) 공멸(共滅) 앉은뱅이를 목마 태운 당달봉사 두사람은 서로에게 눈과 발이 돼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데… 저잣거리 앉은뱅이가 두팔을 발 삼아 이 가게 저 가게를 호시탐탐 기웃거렸다. 진열대 아래 납작 엎드렸다가 가게 주인이 한눈파는 사이 얼른 한손을 올려 떡도 훔치고 참외도 훔쳤다. 그러다가 주인에게 들키는 날이면 돼지오줌통 축구공처럼 발에 차여 떼굴떼굴 굴러 나가떨어 진다. 공짜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잔칫집도 빨리 가야 얻어먹는다. 앉은뱅이가 두팔로 아장아장 달려가봐야 품바꾼들이 이를 쑤시고 나올 때 들어가니 허드렛일 하는 여편네들에게 구박만 잔뜩 먹기 일쑤이다. 어느 날, 맨 꼴찌로 들어간 이진사네 잔칫집에서 겸상을 받게 되었는데 마주앉은 사람은 당달봉사다. 가끔 만나는 사이라 젊은 당달봉사가 먼저 “영감.. 2022. 6. 27. 대장장이 ‘곽꺽정’ 외딴집에 이사온 대장장이 ‘곽꺽정’ 연장 팔려고 나간 비내리던 밤 말 못하는 마누라만 있는 집에… 마을 변두리, 냇가 산자락에 외딴 빈집으로 젊은 대장장이 신랑 각시가 이사를 왔다. 빈 외양간에 풀무를 앉히고 대장일을 시작하더니, 장날이 되자 장터 구석에 칼이며 호미를 펼쳐 좌판을 벌였다. 그때 왈패 세녀석이 자릿세를 받으려다 시비가 붙었다. 구경꾼들이 빙 둘러 모여들었는데 일은 싱겁게 끝났다. ‘후다닥 퍽퍽-’ 순식간에 왈패 세놈이 질퍽한 장터 바닥에 여덟 팔자로 뻗어버린 것이다. 이 일로 대장장이 곽가는 ‘곽꺽정’으로 불리며 저잣거리에서 일약 영웅이 되었다. 그는 이따금 주막에 들러 대폿잔을 기울였는데, 다른 장사꾼이 모여들어 합석해도 그저 껄껄 웃기만 할 뿐 신상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에.. 2022. 6. 27.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