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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암행어사 출두야!!~.” 인심 좋은 합수리 국밥집에 죽통 멘 거지 소년 찾아오는데... 합수리 국밥집은 언제나 손님들로 넘쳐난다. 두개의 강이 서로 만나는 합수리는 뱃길이 닿는 포구요 육로가 동서남북으로 갈라지는 기점이라, 장사꾼들의 발길이 이곳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고을 현청까지 자리 잡아 언제나 장날처럼 떠들썩하다. 한끼 요기를 해치우고 북풍한설에 언 몸을 데우는 데는 국밥만 한 게 없다. 사십줄에 접어든 맘씨 좋은 국밥집 주인과 항상 생글생글 웃는 그의 마누라는 정신없이 바빠도 짜증 한번 내는 법이 없다. 밥이 모자란다고 하면 한주걱 더 주고, 염치없는 손님이 국물 좀 달라면 그냥 한국자 퍼준다. 저녁 늦게 밥과 국이 남으면 그것은 다리 밑 거지 떼들 차지다. 점심때가 지나면 국밥집 주인 내외도 한숨 돌릴 틈이 .. 2022. 8. 29.
비단옷과 삼베 두루마기. 비단옷과 삼베 두루마기. 조선 숙종 때 뛰어난 학자로 명성 높은 '김유'는 평소 청빈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장성한 아들들이 잠잘 방 한 칸 없어 비좁은 처마 아래에서 식구들이 잠을 자야 했는데 그가 평안감사로 나가 있는 동안 아버지 몰래 아들들이 처마를 몇 칸 달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는 바로 그 처마를 쳐내었다고 합니다. 그는 대제학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대제학은 국가의 문한(文翰)을 총괄하는 지위로 문과 출신 중에서도 학문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임명하는 자리로 권위와 명망이 높아 관료의 최고 영예였습니다. 대제학의 자리에 오른 날 그는 가족들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이번에 내가 몸담게 된 대제학의 자리는 누구보다 청빈하고 겸손해야 하는 자리요. 그러니 잊지 말고 앞으로는 더욱 몸가짐.. 2022. 8. 20.
금산 보리암의 기이한 석탑 전설=금산 보리암의 기이한 석탑 경남 남해 금산에 자리한 보리암은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주는 영험스럽고 자비스런 기도 도량으로 우리나라 3대 해양 기도처로 불릴 만큼 효험이 높다고 소문난 사찰이다. 남해의 벽파(碧波)에 발등을 씻으며, 허리에 구름 띠를 두르고 서 있는 금산의 이마에 자리잡고 앉아 망망한 남해의 하늘 끝을 내려다보고 있는 보리암의 보리는 ' 도를 이루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고 한다. 보리암의 창건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가락국의 김수로왕이 왕비로 맞아들인 중인도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와 함께 배를 타고온 장유선사가 세웠다고 하는 설이 그것인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장유 선사는 허황옥 공주의 삼촌이라고 한다. 김수로왕과 허황옥공주 사이에 난 7왕자를 장유선사가 모두 데리고.. 2022. 8. 17.
자색(姿色)이 고왔으나 과부 자색(姿色)이 고왔으나 과부 한 촌녀(村女)가 있었는데 자못 자색(姿色)이 고왔으나 일찍 과부가 되었다 때때로 남편의 무덤에 가서 통곡을 하곤 했는데 비애(悲哀)의 정을 가누질 못하였다 과부의 고운 자색에 어울릴 만큼 이목구비가 수려한 한 청년이 그 무덤 앞을 지나다가 곡절(曲折)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 자기도 그 앞에 앉아 목놓아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여인이 괴이히 여겨 물으니 청년이 답하기를 내 처가 얼마 전에 죽어 항상 비회(悲懷)를 품고 있소 이제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아주머니의 슬픈 얼굴을 보고, 또한 애통한 곡을 듣고보니 나도 모르게 곡을 하게 된 것이오 여인은 남편을 잃게 된 사연을 말하고는 통곡을 그치지 않았다 청년은 더욱 크게 곡하며 말하기를 내 아내가 살아생전에 늘 자신의 손가락이 짧은 .. 2022.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