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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쌀도둑과 부인.... @쌀도둑과 부인.....@ 김초시는 과거만 보면 떨어져 한양 구경이나 하고 내려오지만 도대체 기가 죽는 법이 없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누라더러 “닭 한마리 잡아서 백숙해 올리지 않고 뭘하냐”며 큰 소리를 친다. 머슴도 없이 김초시 마누라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모심고 피 뽑고 나락 베고 혼자서 농사를 다 짓는다. 논에서 일을 하다가도 점심 때가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김초시 점심상을 차려주고 다시 논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김초시는 식사 때를 조금이라도 넘기면 “여편네가 지아비를 굶겨죽이기로 작정했지”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말끝마다 “무식한 예편네”라고 무시한다. 어느 봄 날, 온종일 밭에 나가 일하고 들어와 안방에서 바느질을 하는데 사랑방에서 글을 읽던 김초시가 들어와 호롱불을 후~ 꺼버리고 .. 2022. 3. 7.
행주산성(幸州山城)과 행주치마 행주산성(幸州山城)과 행주치마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아녀자들이 행주치마로 돌을 날라와 승리했기에 그 성이 행주산성(幸州山城)이 되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행주(幸州)에 성(城)을 지은 것은 삼국시대(三國時代)이고 행주라는 지명이 생긴 것은 900년대였다. 행주대첩(幸州大捷)은 1593년, 덧입는 치마라는 뜻의 행주치마는 순우리말로 1527년 최세진(崔世珍)의 에 나오므로 둘은 아무 관계가 없다. 선조실록(宣祖實錄), 징비록(懲毖錄), 권율(權慄)의 비문(碑文) 그 어디에도 행주치마로 이겼다는 기록은 없다. 물론 아녀자들이 돕기도 했겠지만 행주대첩 승리의 원동력은 화차(火車) 때문이었다. 그리고 행주산성을 가보면 알지만 온통 흙이지 날라다가 던지고 자시고 할 돌멩이는 없다. 2022. 2. 17.
복상사(腹上死) 얘기 ♡복상사(腹上死) 얘기♡ 천석꾼 부자 최참봉이 상처를 하고 3년 동안 홀아비 생활을 하다가 양자 내외를 세간 내보내고 새장가를 들게 되었다. 최부자네 안방을 차지할 삼십대 초반의 황간댁은 사슴 눈, 오똑한 코, 백옥 같은 피부에 앵두 입술로 자색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둥그런 턱 선과 넉넉한 인중, 넓은 이마 등 부귀영화를 타고난 인물이다. 고을이 떠들썩하게 혼례를 올렸는데 첫날밤에 최참봉이 이승을 하직하고 말았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집의 담 모퉁이 하나 고치는 일도 구곡암자의 영검도사에게 물어보고 실행에 옮기던 최참봉이 혼인만은 자기 뜻대로 한 것이다. 혼례식을 올리기 전 황간댁의 관상을 본 영검도사가 최참봉에게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 여자 배 위에서는 황소도 살아남을 수 없으니 부디 혼약.. 2022. 2. 14.
외딴집에 주막을 차려 주모가 되었다 야담=외딴집에 주막을 차려 주모가 되었다 산허리 고갯길을 한걸음 두걸음 무거운 발걸음으로 오르는 새우젓 장수. 고갯마루 초가집 삽짝에서 내려다보던 홍매는 종종걸음으로 내려가 새우젓 지게를 떠밀어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몸이 성치 않아 두손으로 지팡이를 움켜쥔 채 한숨만 쉬고 있다. 굽어진 고갯길에서 보이지 않던 새우젓 장수가 마침내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바닥만 한 마당에 새우젓 지게를 괴어 놓고 홍매가 떠온 냉수를 한사발 얻어 마신 고서방이 쪽마루에 털썩 주저앉으며 환한 웃음을 날려 인사를 대신한다. “얼마 만인가. 열흘도 넘었제?” 홍매의 물음에 “8일 만이라우” 하는 고서방. 담뱃불을 붙이며 쳐다보니 홍매의 얼굴엔 주름살이 부쩍 늘어났고 허리는 더 굽었다. 새우젓 장수 고서방과 늙은 퇴기 홍매는 .. 2022.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