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소금장수 곽서방 노름판에서 모든걸 잃은 곽서방 저수지에 몸 던지려는 그때 물 위로 한여인이… 소금장수 곽서방은 노름판에 잘못 끼어들어 돈을 다 잃었다. 만회하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다니던 당나귀도 헐값에 넘겨 그 돈으로 또 골패를 잡았지만, 그마저도 이경(밤 9~11시 사이)을 넘기지 못한 채 빈손이 되었다. 가을 추수하면 받기로 하고 이집 저집 깔아 놓은 외상 소금값 치부책도 반값에 넘기고 또 붙었지만 새벽닭이 울 때 다 털렸다. 막걸리 한 호리병을 나팔 불고 노름판을 나와 마당 구석에서 순식간에 날려버린 당나귀를 안고 어깨를 들썩였다. 장마 뒤끝이라 서산 위에 그믐달이 애처롭게 걸려 있었다. 소금창고를 짓고 객주를 차리려던 포부도, 참한 색시를 얻어 장가가려던 바람도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이래 살아 뭐하.. 2022. 4. 19. 보름달과 자궁골짝 보름달과 자궁골짝 예로부터 해는 남자를, 달은 여자를 상징한다. 낮을 지배하는 해는 늘 밝고 둥글지만, 밤을 비추는 달은 주기적으로 그 상태를 달리한다. 달은 무無에서 출발해 보름 만에 가득 차고, 한 달 만에 다시 기운다. 이는 여자의 신체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자들이 임신하면 배가 불러오는 것이나 월경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음양오행설에서는 해를 태양(太陽), 달을 (太陰)으로 여긴다. 이를 기준으로 만든 달력 체계가 양력(太陽曆)과 음력(太陰曆)이다. 달 가운데서도 보름달은 음의 기운이 가장 충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원시 시대의 남자들은 달을 유혹자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월경 때문에 금욕을 하는 밤마다 달이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한다고 생각했다. 여자들은 그런 달을 자신들을 지켜주는 수.. 2022. 4. 17. 장단과 동조 장단과 동조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안영은 왕에게 간언하는 재상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신하를 본 왕이 안영에게 물었습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 같은가?" 그러자 안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전하의 의견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단순히 동조할 뿐입니다." 왕이 궁금한 듯 다시 물었습니다. "장단을 맞추는 것과 동조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안영이 대답했습니다. "장단을 맞추는 것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비유컨대 국물과 같습니다. 고기, 양념, 소금 등을 넣어 끓여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는 맛을 내는 것이지요." 안영은 이어서 왕에게 대답했습니다.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의 긍정.. 2022. 4. 5. 약속을 소홀히 한 결과 약속을 소홀히 한 결과 조선 역사상 가장 긴 10년 동안이나 우의정에 이르렀던 '정홍순'의 예화입니다. 정홍순은 비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는 갈모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기 위해 늘 두 개씩 가지고 다녔습니다. 하루는 당시 왕이었던 영조의 행차를 구경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데 마침 비가 내렸고 정홍순은 급히 갈모를 쓰고 옆을 보니 젊은 선비가 갈모가 없어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젊은 선비에게 갈모를 하나 빌려주었고 가까운 골목 어귀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이윽고 서로의 집으로 가기 위해 정홍순이 갈모를 돌려받으려 하자 젊은 선비는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죄송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이니 갈모를 좀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내일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몇 번이나 간절히 부탁하는 젊은 선.. 2022. 4. 3. 이전 1 ··· 48 49 50 51 52 53 54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