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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溪西野譚 [계서야담] 溪西野譚 [계서야담] 조선시대 명(名) 재상 유성룡에 얽힌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성룡(柳成龍)에게는 바보 숙부(痴叔•치숙)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콩과 보리를 가려볼 줄 모를 정도로 바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숙부가 柳成龍에게 바둑을 한 판 두자고 했습니다. 柳成龍은 국수라 할만한 바둑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아버지 항렬되는 사람의 말이라 거절하지 못하고 두었는데 막상 바둑이 시작되자 유성룡은 바보 숙부에게 초반부터 몰리기 시작하여 한쪽 귀를 겨우 살렸을 뿐 나머지는 몰살당하는 참패를 당했습니다. 바보 숙부는 대승을 거둔 뒤 껄껄 웃으며 "그래도 재주가 대단하네. 조선 팔도가 다 짓밟히지는 않으니 다시 일으킬 수 있겠구나..."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이에 柳成龍은.. 2023. 2. 26.
智計妻羞(지계처수) 智計妻羞(지계처수) 어떤 권문(權門) 재상가(宰相家)의 규수 하나가 있었다. 그는 몹시 총명하고 영리하였으며 시서와 침공(針工)에 통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하나의 결점이 있었다. 성격이 몹시 비좁아서 외통으로 뚫린 그 고집은 만일에 제 뜻대로 아니될 때는 비록 부모의 앞에서라도 화를 발칵 내곤 하였다. 그러니 그 나머지 노복들에겐 더 말할 나위 없었다. 이러한 소문이 전파되자 문안의 수많은 귀공자들이 장가들기를 꺼리는 것이었다. 부모가 그의 혼사가 늦어짐을 걱정하여 그의 잘못된 성격을 책하면 그는 대답하기를『인생이 겨우 100년 이거늘 어찌 부부의 낙을 위해서 자기를 굽히고 기운을 상(傷)하게 할 수 있으리까. 다만 길이 어버이의 슬하에서 모시려 합니다.』 하고 스스로 규중(閨中)에서 .. 2023. 2. 26.
파혼당한 예진아씨 지혜 파혼당한 예진아씨 지혜 나주 고을 훈장이 부인과 무남독녀 예진이를 남겨 두고 이승을 하직했다. 예진이 열일곱이 되자 몇 군데서 혼처가 들어왔다. 살림은 보잘 것 없으나, 예진은 뼈대 있는 집안에 얼굴은 옥골이고 글은 사서삼경을 통달했다. 이웃 동네 이 참봉네 맏아들과 시월상달에 혼례를 올리기로 하고 사주단자까지 받았는데 갑자기 신랑 집에서 파혼 통지가 왔다. 모녀는 털썩 주저앉았다. 이튿날 매파가 찾아와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예진 아씨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이 골목 저 골목 떠돌아다닌다오.” 모녀가 무슨 소문이냐고 따지자 주저하던 매파가 입을 열었다. “예진 아씨가 옛적부터 딴 남자와 놀아났다는 거야, 글쎄.” 그날 밤, 술에 취한 팔목이 예진네 집 대문을 걷어차고 들어와 예진 어미를 불렀다. “.. 2023. 2. 26.
첩에게서 아들 얻은 최참봉 첩에게서 아들 얻은 최참봉 씨 뿌린 자는 따로 있었으니 최 참봉은 마흔을 갓 넘긴 나이에 벌써 배가 동산만 하게 부풀어 오르고 턱은 없어졌으며 걸음은 뒤뚱거렸다. 천석꾼 부자 최 참봉네 집은 안채와 사랑채 사이를 꽃담이 갈라놓고 왕래할 수 있게 조그만 중문을 달았다. 사랑채에서 굿판을 벌여도 중문을 잠가놓으면 안채의 안방마님은 몰랐다. 아니, 모르는 척했다. 최 참봉이 상스러운 잡놈인 데 반해 안방마님은 열두폭 병풍에 둘러싸여 조용히 사군자나 치는 후덕하고 조신한 대갓집 안주인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최 참봉이 중문을 열고 안채 안방으로 들어왔다. “조부님 제삿날이 다가오는데 조상 볼 면목이 없소.” 술상 위 청주를 한잔 들이켠 최 참봉이 한숨을 쉬며 말하자 안방마님은 고개를 숙였다. 천석꾼 집안에 자식이..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