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젊은 도둑 젊은 도둑 깊은 밤에 자하문 고갯마루에서 순라군들이 도둑을 잡았다. 도둑을 포박하여 초소에 데려가 주머니를 털었더니 품속에서 옥노리개가 달린 은장도가 나왔다. “이거 어디서 훔쳤느냐?” 묵묵부답이던 도둑이 말했다. “훔치지 않았소.” “그럼 어떻게 이걸 손에 넣었단 말이냐?” 육모방망이로 도둑의 배를 찌르며 순라군이 물었지만 도둑은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순라조장이 관솔불 옆에 가서 은장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은장도 자루에 ‘정절부인 김관욱 처’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음각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김관욱이라면 평안감사로 가 있는 김대감을 말한다. 그렇찮아도 용머리를 장식한 은장도에, 노리개도 보통 옥이 아닌 녹옥이라 범상치 않다 했더니 팔판동 김대감 부인의 패물이라 순라조장이 소.. 2023. 2. 14. 코큰 사위감 코큰 사위감 혼기가 찬 외동딸을 시집보내려고 이 총각 저 총각 선을 보던 홍대감이 마침내 허우대 좋고 글 잘 쓰고 집안 좋은 박서방을 찍었다. 홍대감의 안방마님이 사위가 될 박서방을 불렀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박서방은 안방마님 마음에 쏙 들게 시원시원히 대답했다. “홍대감의 주위 분들을 둘러보면 먹고 살 만한 사람치고 첩살림 안 차린 사람이 없네. 그러나 우리 홍대감은 한평생 남의 여자 치맛자락만 봐도 얼굴을 돌리시네.” 안방마님의 말에 박서방은 “저도 여자 때문에 패가망신한 경우를 여럿 봤습니다” 하며 서슴없이 대답했다. 사윗감을 면접 보고 나서 안방마님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가지 미심쩍은 곳이 있었다. 안방마님은 저녁에 홍대감이 퇴청해서 저녁상을 물리고 나자 사윗감을 불렀던 얘기를 꺼냈다. “박서방이.. 2023. 2. 14. 사랑방 야화 혜원전신첩 : 국보 제135호.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것을 1930년 간송 전형필(全鎣弼)이 일본 오사카(大阪)의 고미술상에서 구입해와 새로 표구하였다. 이때 오세창(吳世昌)이 표제와 발문을 썼다. 화첩에는 「무녀신무(巫女神舞)」 등 30점이 실려 있다. ♡♡♡♡♡♡♡♡♡♡ 유대감이 역적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사약을 받자 노비들은 대성통곡을 했다. 어질고 대범했던 유대감은 생전에 한번도 노비들에게 매를 대지 않았고 심한 꾸지람을 하지 않았다. 충신인 유대감을 몰아낸 붕당의 수괴, 권대감은 유대감댁 노비 여섯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문적을 바꿨다. 남정네 둘, 계집종 넷은 권대감 집 노비가 됐지만 마음은 아직도 죽은 유대감에게 가 있어 툭하면 모여서 눈물을 흘렸다. 그.. 2023. 2. 12. ‘步行(보행)이 神藥(신약)이다. ‘步行(보행)이 神藥(신약)이다. 만석지기 밀양 조참봉은 요즘 거시기가 영 맥이 없다.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떠벌리던 말수도 부쩍 줄었다. 추월관에서 술을 마시고 수기생이 붙여주는 제일 예쁜 기생과 뒷방에 깔아놓은 금침으로 들어갔건만. 식은땀만 흘리다가 얼굴도 못 들고 나와버렸다. 가끔씩 안방에서 부인도 안아줘야 집안이 편할텐데. 어린 기생한테도 안 서는 놈이 부인한테 도리가 있을소냐! “내 나이 이제 마흔줄에 이렇게 인생이 끝나서는 안되지.” 조참봉은 황의원한테만 매달렸다. 백년 묵은 산삼 우황 사향 해구신에다 청나라에서 들어온 경면주사까지 사 먹느라 문전옥답이 열두마지기나 날아갔으나 별 효험은 없었다. 이기생 저기생 그리고 마음 편히 느긋하게 하겠다고 안방마님 치마도 들쳐 봤지만 결과는 효과 별무.. 2023. 2. 3.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