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밤꽃 남부러울 것 없던 최 진사, 차남 죽자 점쟁이 말 믿고 밤나무 죄다 베는데… 최 진사네 땅을 밟지 않고선 밤나무골을 지날 수 없었다. 울울창창한 밤나무 산이 서북쪽을 병풍처럼 둘러 북풍한설을 막아주고, 동남방으론 기름진 들판이 펼쳐져 오곡백과가 햇살을 듬뿍 받고, 들판 끝자락 둑 너머로 냇물이 휘돌아 가뭄이 없다. 남향받이 산자락에 고래 대궐 같은 열두칸 기와집 사랑방엔 시시때때로 최 진사와 선비들의 시 읊는 소리가 청아하다. 장남은 과거에 급제해 한양에서 처자식을 데리고 나라의 녹을 먹고살고, 차남은 무과에 급제해 함경도 변방에서 군관으로 승승장구하고 둘째며느리는 밤골 산자락 세간 난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변방에서 두해를 보내고 후방으로 전출되면 남편 근무지로 이사할 참이다. 딸들은 모두 출가해 잘.. 2022. 11. 29. 사랑방 이야기 ! 당대(唐代)의 미녀 양귀비(楊貴妃)는 당명황(唐明皇)에게 간택되어 입궁한후로 하루 종일 우울했다. 어느 날 그녀가 화원에 가서 꽃을 감상하며 우울함을 달래는데 무의식중에 함수화(含羞花)를 건드렸다. 함수화는 바로 잎을 말아 올렸다. 당명황이 그녀의 ' 꽃을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움(羞花)' 에 찬탄하고는 그녀를 '절대가인(絶對佳人)'이라고 칭했다. ♡♡♡♡♡♡♡♡♡♡ 청포나룻가에 단 두집이 살고 있었다. 뱃사공으로 한평생을 보낸 장노인과 농사짓는 허서방 내외는 한가족처럼 지냈다. 지난봄 어느 날~ 장노인이 고뿔을 심하게 앓아 허서방이 농사일을 제쳐두고 장노인대신 노를 저어 길손들을 도강시켰다. 그날 저녁~ 허서방이 하루수입을 장노인에게 갖다 줬더.. 2022. 11. 29. 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 광산에서 3년간 힘들게 일한 변 서방 귀향 중 깜빡 돈주머니를 흘리는데… 밤이 깊었다. 너와집 쪽마루에서 하염없이 팽나무 가지에 걸린 그믐달을 바라보며 연초를 태우던 변 서방이 곰방대를 두드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칠남매가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밤, 마누라 옆에 누웠다. 마누라도 그때까지 자지 않고 울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삼년은 금방 가네.” 마누라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며 한손으로 마누라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마지막 밤은 아이들이 깰세라 마누라 입을 틀어막지 않았다. 산비탈에 콩 심고 조 심어 아홉식구 입에 풀칠하다 맏이와 둘째가 열네살, 열두살이 되자 보잘것없는 밭뙈기 농사는 식구들에게 맡기고 변 서방은 삼년 동안 구리 광산에 광부 일을 하러 멀리 함경도 무산으로 .. 2022. 11. 28. 숯가마 오 서방, 고 총각 속여 오백냥 얻고 백냥에도 안 팔릴 ‘악산’ 넘기는데 … 나무꾼 고 총각과 오 서방은 앞뒷집에 사는 불알친구다. 어느 날 밤, 오 서방이 고 총각을 데리고 주막에 갔다. 탁배기잔이 몇 순배 돌고 나서 오 서방이 넌지시 말했다. “너한테 긴히 부탁할 일이 있다. 돈 오백냥, 두달만 빌려다오. 저잣거리에 목 좋은 가게가 나왔어. 이걸 놓치면….” 여동생 혼수자금 감춰놓은 것을 오 서방이 냄새를 맡은 것이다. 혼기가 꽉 찬 여동생이 포목점에서 바느질거리를 받아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고 어미는 남의 집 큰일 뒤치다꺼리로, 고 총각과 막냇동생은 나무를 해서 장작을 팔아 몇년 동안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강 건너 중농 집안의 맏아들과 이듬해 춘삼월 날짜까지 잡아놓았다. 오 서방이 고 총각을 데리.. 2022. 11. 24.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