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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반사474

스님이 나를 속였구려 스님이 나를 속였구려 고려 말의 승려 선탄은 문장에 능숙하고 익살스러웠다. 그런 까닭에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계율을 지키지 않고 떠돌이 생활을 했다. 어느 날 관서 지방의 시 잘 짓는 기생과 마주 앉았다. 그러다가 선탄이 음란한 시 한 수를 지어 들려주자 기생이 웃으며 말했다. “스님은 여자를 다룰 수 있으시나봐요?” 선탄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일세. 다만 하지 않을 뿐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야. 옛날 부처님의 큰제자인 아난도 마등이라는 여자와 통정을 한 적 있지.” 기생이 재미있다는 듯 계속하여 선탄을 희롱한다. “그럼 스님께서도 음사의 재미를 아신다는 말입니까?” “선가에는 극락세계가 있다네. 내가 그대의 치마를 벗긴 뒤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두 다리를 끼고 음호를 관통하면 극락.. 2023. 7. 7.
남편의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니 남편의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니 한 고을에 어리석은 관장이 있었는데, 부인이 너무 억센 사람이라 늘 큰소리를 치지 못하고 살았다. . 하루는 형리(刑吏)가 들어와서 한 여인에 대한 죄상을 아뢰는 것이었다. "아뢰옵니다. 어느 마을에 사는 여인이 남편을 때려서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이 고소를 해왔사옵니다." . "뭐라고? 여인이 남편의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니 희한한 일이로고! 속히 그 여인을 형틀에 올려 묶고 엄하게 매를 쳐서 문초(問招)토록 하라!" . 이렇게 하여 여인을 형틀에 잡아매고 신문(訊問)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인이 울면서 다음과 같이 호소하는 것이었다. "사또나리1 억울하옵니다. . 쇤네 남편은 본처인 쇤네를 버려두고 돌보지 않은 채, 오로지 기생첩에게만 빠.. 2023. 7. 6.
소나기의 유래 소나기의 유래 옛날에 한 스님이 무더운 여름날 동냥으로 얻은 쌀을 자루에 짊어지고 가다 큰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게 되었는데 때 마침 농부 한 사람이 소로 논을 갈다가 그 나무 그늘에 다가와 함께 쉬게 되었습니다. "곧 모를 내야 할 텐데 비가 안 와서 큰일이네요. 날이 이렇게 가물어서야, 원." 농부가 날씨 걱정을 하자 스님은 입고 있던 장삼을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해 지기 전에 비가 내릴 겁니다." 그러나 농부는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에이, 스님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아, 이렇게 쨍쨍한 날 무슨 비가 온단 말입니까?" "두고 보시지요. 틀림없이 곧 비가 올 겁니다." 스님은 비가 온다고 하고, 농부는 비가 오지 않는다며 서로 제 말이 옳다고 우기는 상.. 2023. 7. 6.
비(Rain)/한용운. 비(Rain)/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 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 당신에게 가서 사랑의 팔에 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 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 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 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 옷을 입고 오시면, 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 나의 눈물을 가져 가신대도 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한용운.(萬海:韓龍雲1879~1944,대한민국 시인, 승.. 202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