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474 스님과 소장수 스님과 소장수 옛날 어느 산골에 작은 암자를 지키며 수행을 하는 스님이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두 냥의 돈을 가지고 장터에 내려와 공양미를 사려고 쌀가게를 찾아가는데,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난데없이 큼직한 자루 하나를 발견했다. 그 자루를 열어보니 뜻밖에도 이백 냥이나 되는 은전이 안에 들어 있었다. 실로 처음 보는 큰 돈이라 스님은 깜짝 놀랐다. "아, 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속을 태우랴!" 이렇게 생각한 스님은 온 장터를 헤매며 돈자루의 임자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되돌아오고 있을 때였다. 장터를 조금 벗어나 몇 발자국 떼어 놓는데 저쪽에서 소 장수가 허둥대며 달려왔다. 스님은 눈치를 채고 무슨 일이 있기에 그리 서두르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소 장수가 말하기를 "황소 두 마리를 사려고 사.. 2023. 5. 10. 탁란(托卵) 탁란(托卵) 서른이 갓 넘은 다산댁은 벌써 아들을 일곱을 낳았다. 언제나 막내가 젖을 떼자마자 또 배가 불러 올라 열달이면 어김없이 가을무 뽑아내듯이 아들을 쑥쑥낳았다. 어느 날, 나이 지긋한 할미가 찾아와 다산댁을 놀라게 했다. “욱천에 사는 허진사는 만석꾼 부자지만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씨받이를 찾고 있다네.” 욱천이라면 40리 떨어진 고을이다. 그 매파는 다산댁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애도 못 낳는 허진사 부인은 세도가 친정을 믿고 어찌나 기가 센지 허진사를 한눈 팔지 못하도록 해 놓고 씨받이를 찾고 있네. 그 임무를 내가 맡았지만 조건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60리 안의 온 동네를 석달이나 쏘다녀 봐도 헛걸음만 첬는데, 강 건너 마을에서 다산댁 얘기를 듣고 이렇게 찾아왔다네.” .. 2023. 5. 9. 절 추녀 밑 풍경엔 왜 물고기를 달아 놨을까요 절 추녀 밑 풍경엔 왜 물고기를 달아 놨을까요 그윽한 풍경소리~ 풍경 끝에는 물고기가 달려있습니다. 물고기가 바람을 맞아 풍경소리를 울려 퍼지게 합니다. 그런데 왜 이 풍경에 물고기를 매달았을 까요 먼저 풍경 끝의 물고기를 올려다 보십시오 그리고 그 물고기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을 그려 보십시오! 그 푸른 하늘은 곧 푸른 바다를 뜻합니다. 그 바다에 한 마리의 물고기가 노닐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 한 마리 물고기를 매닮으로써 그곳은 물이 한없이 풍부한 바다가 됩니다. 그 풍부한 물은 어떠한 큰 불도 능히 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무로 지은 사찰 목조건물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답니다.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물고기는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나 눈을 감지 않을 뿐.. 2023. 5. 8. 민초시는 청빈한 선비 민초시는 청빈한 선비 물려받은 재산은 넉넉지 않았지만 부지런히 논밭을 일궜고, 뼈대있는 집안에서 시집온 부인은 알뜰하게 살림을 꾸렸다. 비록 초가지만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돈해놓고 마당가의 텃밭도 반듯하게 다듬어 놓았다. 젊은 시절, 비록 과거에는 낙방했으나 이날 이때껏 농사를 지어오면서도 책을 놓는 법이 없어 동네의 서찰이나 비문은 모두 민초시 몫이었다. 글 하는 사람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면 반가이 맞아 밤새도록 글솜씨를 주고받았다. 걱정없는 민초시에게 단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책은 멀리하고 잡기에 빠져있는 열살 먹은 아들이었다. 호박에 목침 놓기,참외·수박서리, 남의 집 닭서리.여간 말썽꾸러기가 아니었다. 어느 초여름날, 들에서 돌아온 민초시가 마루에서 점심상을 받았다. 텃밭에서 뜯어온 상.. 2023. 5. 6.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