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感動.野談.說話253 기생 이야기 기생 이야기 쪽빛 치마에 노랑 삼회장 저고리를 받쳐 입고, 삼단 같은 머리채를 쪽을 쪄 옥비녀를 꽂고, 장지문을 스르르 열고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들어와 나붓이 큰절을 올리고 쟁반에 은구슬 구르는 목소리로 소개를 한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가무에 능통한 기녀들을 옥(屋)·각(閣)·루(樓) 등의 옥호를 쓰는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한 그녀들이 사라진지 이미 30년이 넘었다. 우리 전통 사회에서 잔치나 술자리의 흥을 돋우기 위해 제도적으로 존재했던 특수 직업여성,즉 일종의 사치노예라고 할 수 있는 기녀·기생 또는 ‘말을 할 줄 아는 꽃’이라는 뜻의 해어화(解語花)로 불리던 기녀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조선 영조 때의 남인 학자 성호 이익은 그의 저서에서 기생이 양수척 (揚水尺)에서 비롯되었다.. 2023. 6. 8. 봉이김선달 봉이김선달 조선 후기의 풍자적인 인물인 봉이 김선달에 관한 설화. 인물전설로 개성 이북의 서도 지방에 널리 분포하여 있던 건달이야기가 현재는 여러 야담집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문헌 정착은 1906년 ≪황성신문≫에 연재된 한문현토소설(漢文懸吐小說)인 〈신단공안 神斷公案〉의 네 번째 이야기 인홍변서봉 낭사승명관(仁鴻變瑞鳳浪士勝名官) ’이 그 최초의 예인데, 이로써 그 이전인 19세기에 이 이야기가 널리 유포되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체적인 내용은 평양 출신의 재사(才士) 김선달이 자신의 경륜을 펼치기위하여 서울에 왔다가 서북인 차별 정책과 낮은 문벌 때문에 뜻을 얻지 못하여 탄식하던 중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권세 있는 양반, 부유한 상인, 위선적인 종교인들을 기지로 골탕을 먹이는 여러 일.. 2023. 6. 8. 못 믿을 건 여자? 못 믿을 건 여자? 한 초시는 또 과거에 낙방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삼십리 밖 천석꾼 부자 조 참봉 댁 집사로 들어갔다. 쓰러져 가는 초가삼간에 신부 혼자 남겨 두기 뭣해서 늙은 이모님을 불러다 함께 지내도록 했다. 한 초시가 하는 일이 고되지는 않았다. 조 참봉의 서찰을 대필해 주고 장부를 만들어 소작농들을 관리하고 곳간의 재고를 기록하는 정도다. 한달에 집에 갈 수 있는 사흘을 빼면 나머지 날들은 조 참봉 댁 행랑채에서 잠을 잔다. 월말에 집에 갈 땐 구름을 타고 바람에 흘러가는 듯 하지만 아리따운 새 신부와 꿀 같은 사흘을 보내고 조 참봉 집으로 돌아올 땐 천근만근 발길이 무겁다. 조 참봉의 생일날 친척과 친구들이 모여들자 산해진미가 상다리가 휘어져라 상에 올랐다. 행랑채 호롱불 아래서 한 초시도.. 2023. 6. 7. 나루터 주막에서 생긴일 나루터 주막에서 생긴일 이화댁에 마음 있는 소장수 방 열쇠 전해주고는 술 퍼마셔 늦은밤 방으로 가다 열린 문 보고 회심의 미소 지으며 들어가는데… 석양이 떨어지며 강물은 새빨갛게 물들었다. 어둠살이 스멀스멀 내려앉는 나루터 주막은 길손들로 들끓고 부엌에서는 밥 뜸 드는 김이 허옇게 쏟아지고 마당가 가마솥엔 쇠고깃국이 설설 끓는다. 내일 채거리장을 보러 온 장돌뱅이들, 대처로 나가려는 길손들, 뱃길이 끊겨 발걸음을 멈춘 나그네들은 저녁상을 기다리며 끼리끼리 혹은 외따로 툇마루에 걸터앉거나 마당 한복판 평상에 앉거나 마당가 멍석에 퍼질러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때 검은 장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빠끔히 내민 여인이 사뿐사뿐 남정네 냄새 가득한 주막으로 들어서더니 장옷을 벗어 안방에 던져놓고 팔소매.. 2023. 6. 7. 이전 1 ··· 6 7 8 9 10 11 12 ··· 64 다음